
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
이 책을 고르면서 생각한 건 이 사람은 어째서 스물셋이라는 나이에 죽고 싶다고 생각한 걸까
이십 대 초반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치곤 행복하기만 하진 않은 나이라고 공감했고
아프리카 여행기라는 짤막한 소개글을 보고 나는 새벽 이불속에서 세 시간 동안 아프리카를 여행한 기분이었다.
작가는 자신과의 갈등, 가족들과의 갈등의 괴로움에 죽음을 생각하게 된 것 같았다.
누군가에겐 아무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누군가에겐 정말 고통이 스치고 가는 하루를 보내면서
갉아 먹히는 자신의 무의미한 시간들이 작가의 방황은 꽤 길게 이어져왔던 것 같다.
긴 방황의 끝 선택은 여행이었고 그 곳에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경험하는 소설같은 이야기이다.
글을 읽으면 와 이게 정말 일어나는 일인가? 작가가 운이 좋은 것도 맞지만 이러한 많은 것들을
견뎌내고 또 그러한 힘든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.
누군가의 삶을 들여다 보는 건 신선한 자극을 받게 된다.
내 삶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며 문득 내가 지어놓은 한계, 일정한 패러다임들이 무의미하게 느껴 지기까지 한다.
아프리카라는 단어를 보면 내가 아는 것들은 얼마 없었다.
예전에 본 드라마에서 잠깐 폭동을 일으키던 모습, 독재로 인해 물 값이 올라 시위하는 사람들,
혹은 움막에 사는 원주민들,
봉사를 간 유명인의 모습들...
그것들이 진짜라고는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미지로는 남아있었다.
책에서는 아프리카의 수단, 케냐, 마다가스카르 등 도시의 모습도 있었고 원주민의 삶도 볼 수 있다.
그들의 삶은 우리와 같으면서도 달랐다.
그들은 외지인에게도 따뜻한 정을 주고 의리도 보여줬고
정말 위험 천만한 상황에 노출되는 상황도 있었다.
우린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걸까
그렇지만 그들을 동정하기엔 내 삶은 왜 누리고 있는 것조차 모르고
스물세 살의 대학생은 왜 죽음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.
무엇에게도 공격받지 않지만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
또, 사회가 기대하는 젊음의 열정보단 비관 속에 사는 20대들에게
작가는 그저 내 이야기를 들려줄게
누군가의 스토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기도 하니까
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.
그렇지만 꼭 아프리카에 가봐야 깨달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.
여행이 아닌 다른 무언가 혹은 어딘가 각자의 어떤 것들에 답이 있을 것이다.
그것을 찾아 헤매다 지쳐도 계속 걸어 나가면
조금 돌아서라도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
방황 끝에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
바보 같은 짓이지만 그러한 매 순간에도 다른 길은 있을 것이다.
나는 못해도 이 책을 통해 작가님의 대담함에 함께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기분을 같이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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